자녀에게 가르쳐야 할 부자 습관: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습관

강아지 밥 그릇에도 명품이 있다고 합니다. 가격으로는 200만 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걸 누가 살까요? 돈 있는 부자집에서 살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MZ세대 나아가 우리 집에 있는 아이들이 삽니다. 요즘 젊은 세대(지금의 중고등학생부터, 이제 막 성인이 된 대학생 20대)들은 명품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이들이 명품을 좋아하게 된 데에는 나름 이유가 있습니다.

SNS의 발달로 자신을 타인에게 보여주고 일종의 과시하는 것 같은 문화에 익숙하다 보니 그저 보는 것에서만 그치지 않고 ‘나도 갖고 싶다. 나도 SNS에 올리고 싶다’라고 느끼는 것이 요즘 세대입니다. 좋아하는 아이돌 멤버가 명품 옷, 명품 신발, 명품 액세서리를 치장한 사진을 올리기도 하고, 또래 친구 몇몇은 직접 명품을 갖고 있기도 하다보니 나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부모 세대처럼 열심히 일해서 돈을 모아도 차며 집이며 내 것을 가지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니 ‘그 돈을 모아서 왜 거기에 써?’하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게다가 요즘 같은 시기에는 코로나로 인한 우울감에서 자신을 위로한답시며 자신에게 명품을 선물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우리와 아주 많이 다릅니다. 처음부터 아주 고가의 명품을 사기 힘드니 한 단계 아래 브랜드부터 시작해서 신발과 가방 등을 구매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필요한 거 사라고 용돈을 주면 용돈에 알바비를 모아 명품을 사며 “플렉스”하면서 자랑을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런 아이들 눈에는 명품 하나 없는 엄마가 이해가 안 되고, 반대로 엄마들은 명품 사겠다고 용돈 모으는 아이들이 하나도 이해가 안 됩니다. 때로는 부모 자식 간에 명품을 놓고 흥정을 하기도 합니다. 아이는 “시험 잘 보면 사주세요”, 부모는 “좋은 대학 가면 사 줄게” 이렇게 서로 타협을 하기도 합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부자처럼 보이지 말고 부자가 되라”고 조언하면 이렇게 답합니다. “부자 되기 싫은데요. 부자 되는 게 쉽겠어요? 그냥 부자처럼 보이는 게 더 좋아요.”

고가의 물건이나 명품을 아이가 원한다면 사 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끝은 어디일까요? 결국 나무 밑둥만 남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는 건 아닐까요? 다들 아시는 얘기지만 한번 더 옮겨보겠습니다. 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그 옆에 한 아이가 있습니다. 이 아이는 나무에서 숨바꼭질도 하고 나무 위를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지치면 나무 그늘 아래서 낮잠을 자고 배가 고프면 나무 열매를 따 먹으며 유년 시절을 나무와 함께 보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는 나무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갖고 싶은 물건을 사고 싶은데 돈을 줄 수 있니?” 나무는 말했습니다. “돈은 없지만 내 열매를 따서 팔면 돈을 마련할 수 있을 거야” 아이는 당장 나무에 올라가 열매를 따서 바로 가버렸습니다. 아이가 성장하여 어른이 된 어느 날, 다시 나무를 찾아왔고 이번에는 집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나무는 자신의 베어 집을 지으라고 했습니다. 아이는 나무를 베었고 결국 나무의 밑둥만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아버지와 아들 이야기도 옮겨보겠습니다. 가난한 동네에 매일 끼니를 걱정하며 사는 아버지와 아들이 살았습니다. 하루는 허름하고 낡은 옷 한 벌을 아들에게 건네며 이렇게 물어보았습니다. “이 옷을 2달러에 팔아보겠니?” 아들은 허름하고 낡은 옷을 보며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이렇게 낡은 옷을 누가 2달러에 사겠어요? 1달러에도 알 팔릴 것 같아요.” 아버지는 아들에게 옷을 건네면서 “그래도 한 번 팔아보지 않을래?” 아들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네, 한번 해 볼게요. 하지만 기대는 하지 마세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아이는 옷을 팔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했습니다. 일단 낡은 옷을 빨고 말리고 다림질을 하여 최대한 새 옷처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들고 나가서 용기를 내어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드디어 옷이 팔렸습니다. 아이는 기쁜 마음으로 아버지에게 달려갔습니다. 그 후 아이는 허름한 옷을 손질해서 팔기 시작했습니다. 며칠 후, 아버지는 이번에도 낡고 허름한 옷을 들고 아이에게 건넸습니다. “이 낡고 허름한 옷을 20달러에 팔 수 있겠니?”라고 다시 물었습니다. 아들은 아버지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아이에게 말했습니다. “지난번에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것을 해냈으니 잘 생각해보면 방법이 떠오를 거야.” 아들은 며칠 고민하다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났습니다.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에게 귀여운 캐릭터를 그려달라고 하고 헌 옷을 손질하였고 드디어 20달러에 팔았습니다.

부모가 부자이면 당연한 거고 부모가 부자가 아니면 무능한 걸까요?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결국 밑둥만 남아도 자녀에게 다 퍼주어야 하는 걸까요? 본인이 직접 돈을 벌어오지 왜 아이에게 시키냐, 물고기 잡아주면 되지 왜 굳이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냐고 반문해야할까요? 부모는 아이의 행복을 위해 하늘의 별도 따주고 빚을 내서라도 원하는 것을 해주려고 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어려움 겪지 않도록, 실패하거나 넘어지지 않도록 그리고 남부럽지 않게 살도록 혼신을 다해 아이를 케어 하려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는 것이 과연 옳을 까요? 어떤 것이 진짜 부모의 역할인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많은 부모들이 본인은 힘들어도 아이에게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헬리콥터처럼 아이 주변을 맴돌다 부족한 것은 없는지 매번 확인하며 챙겨줍니다. 슈퍼맨, 슈퍼우먼처럼 아이 주변에 있는 각종 장애물들을 제거하고, 아이가 좌절하거나 실망하지 않도록 아이를 지켜주며 아이의 아동기를 보냅니다. 학교 생활, 학원 생활로 바쁜 중고등학생이 되면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의 대부분을 아이 관리에 씁니다. 부모는 일하기 바쁘고 자식은 학원가기 바쁘고 그러다 보니 부모는 아이에게 진짜 필요한 얘기, 진짜 가르쳐야 할 것들을 모두 미루고서 삽니다. 그렇게 소중한 시간을 놓쳐버립니다.

부모가 아이를 키우는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요? 저는 아이가 성인이 되어 스스로의 삶을 살아가는 독립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부모는 아이를 독립시키는 일을 제일 중요한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경제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아이 부자되기, 다 좋습니다만 근본적인 목표는 부모로부터의 경제적 독립입니다.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는 아이들이지만, 이제 부모보다 못 사는 세대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성인이 된 자녀들도 부모 그늘에서 벗어 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저는 단언컨대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이의 경제적 독립을 위해서 아이가 성장하면서 해야 하는 일들을 알려주고 그것이 습관이 되도록 해야 한다. 기본적인 생활 습관, 기본적인 경제 습관의 틀과 규칙을 만들고 알려주어야 한다. 부모님의 노고를 당연히 누려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감사와 누리는 것에 대한 책임을 알려주어야 한다.”

북유럽 국가들은 복지가 잘 되어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복지시스템이 너무 잘 되어 있으면 복지병에 걸려서 사람들이 무기력해지고 무능해진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무슨 이유 때문일까요? 바로 ‘책임’을 지게 하기 때문입니다. 국가가 제공하는 것들을 누리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게끔 합니다.

몇 년 전 가족이 함께 해외 여행을 갔습니다. 남편이 큰아이에게 여행 스케줄을 전적으로 맡겼습니다. 아이는 신이 나서 여행 계획을 짰습니다. 그런데 여행 내내 남편과 저는 매우 화가 났습니다. 아이에게 여행 일정을 맡겼더니 쇼핑센터만 찾아 다녔고 진열된 물건들을 보며 눈이 휘둥그레지는 일만 발생했습니다. 지나고 나니 여행 떠나기 전 일정을 한번 체크했어야 했는데 싶었습니다. “엄마, 아빠가 원하는 곳도 가고, 너희가 원하는 곳도 가고” 이런 기본적인 틀, 기본적인 룰만 미리 제시했어도 가족 모두가 만족하는 여행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것입니다. 기본적인 틀, 기본적인 룰을 알려주세요. 서툴러도 느려도 아이 스스로 할 수 있습니다. “엄마! 제가 지금 좀 바쁜데 엄마가 좀 해줄래요?” “엄마도 바빠. 네 일이니까 네가 해.” 아이 입장에서는 무척 서운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싸움의 씨앗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렇게 말해야 합니다.

아이가 해야 할 일을 가장 빨리 할 수 있는 방법은 부모가 대신 해주는 것입니다. 부모 입장에서 아이가 실수하지 않고 해야 할 일을 잘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크더라도 참고 기다려주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아이가 어리다면 부모가 옆에서 조언해주고 도와줄 수 있는 있지만 청소년기를 지나고 나면 아이 스스로 아이 몫을 감당하도록 해야 합니다. 아이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부모가 뺏지 않도록 부모의 몫과 아이의 몫을 분별할 수 있는 게 중요합니다.

* 꼭 해야 하는 말

  • “물건을 소중히 다루고 정리는 네가 하는 거야.” – 유아기
  • “식사를 하고 나면 ‘잘 먹었습니다’라고 말하고 뒷정리도 해야 한다.” – 아동기
  • “화장실에서 볼일 보고 난 뒤 변기가 막혔으면 네가 치우는 거야.” – 청소년기
  • “명품 산 다음, 돈 부족하다고 손 벌리지 말아라.” – 청소년기
  • “네 용돈이 소중한 것 처럼 부모 돈도 소중하게 생각해라.” – 청소년기
  • “학교 지각한다고 학원 늦는다고 픽업해달라고 하지마라.” – 청소년기

* 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 말

  • “엄마가 다 알아서 해줄 테니 너는 공부나 열심히 해.”


(글 : 김영옥 금융교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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