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의 시작은 그랬다.
“자기객관화” 사람이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그 능력만 탁월하다면 그 사람은 정말 위대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흔히 하는 말로 “분수를 아는 것”, 이는 위대한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네가 모른다는 사실을 알아라(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과도 같은 뜻이다. 그래서 최고의 인간은 스스로를 객관화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이 기획을 풀어줄 작가를 찾았다. 일단은 ‘자기객관화’를 ‘마음’의 영역에서 풀어보기로 했다. 왜냐면 출판 쪽에서는 이쪽이 전통적으로 인기 콘텐츠 영역이기 때문이다. 먼저 관련 서적을 서치하고, 내가 접근할 수 있는 필자 군들을 모아갔다.
그렇게 몇 차례 검색 끝에 만나게 작가님이 설기문 박사님이다. ‘설기문 박사’로 검색해 보면 ‘최면 박사’로 유명하다. MBC 무한도전에 출연해서 멤버들을 최면 상태로 만든 적도 있다. 박사님은 교육학을 전공하셨고 오랫동안 상담 심리를 현장에서 해왔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자기객관화’에 실천적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는 분이었다. 그래서 박사님을 만나는 첫 미팅 때 내 생각을 말씀드렸다.
“자기객관화가 필요하고 잘 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핵심은 어떻게 자기객관화를 하느냐입니다. 누구나 쉽게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십시오.”
이렇게 설명드리고 구체적인 솔루션을 담은 책을 집필해달라고 부탁드렸다. 박사님은 몇 가지 예를 들어 이런 걸 말하는 거냐며 나에게 물어보고는 내가 맞다고 하자 흔쾌히 집필에 대한 오케이를 해주셨다.
그렇게 설기문 박사님과 좋은습관연구소는 1년여의 시간을 거친 끝에 이 책을 낼수 있었다.
책 나올 마지막 타이밍에 ‘자기객관화’라는 말이 어렵게 느껴진다는 주변 의견들이 있어, 자기객관화를 ‘내 마음과 거리 두기’로 표현을 바꿔 제목을 붙였다.
고생 끝에 나온 책이지만, 책은 많이 팔지는 못했다. 아직 초판을 다 팔지 못했으니 말이다. 출판사 시작하고 2년차 때라 여러모로 헤매고 좌충우돌하던 시기였다. 아무래도 마케팅 등 모든 것이 서툴렀었다.
하지만 책을 본 분들은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방법에 공감해주시고, 실제로 감정 조절이 안되는 일이 생길 때 책 속의 내용을 응용해 봐야겠다는 말씀을 많이 주셨다. 그리고 나 개인적으로는 박사님의 유년 시절(산골 소년)부터 지금까지의 삶의 궤적을 자기객관화의 예로 많이 설명주어 개인적으로 감동적인 부분도 무척 많았다. 박사님 스스로 끊임없이 자기 객관화를 하며 지금의 자신을 만들게 되었다는 고백은 이 책을 더욱 진정성 있게 콘텐츠로 느끼게 해주었다.
책이 나오고 1년이 다 되어갈 오늘, 박사님이 얼마 전에 그동안 운영하던 사무실을 정리하고 온라인으로 완전히 전환한다고 말씀하셨다. 앞으로 오프라인 상담 활동도 그만두게다는 것이었다. 연세가 있으시고 좀 더 쉼이 필요하신 결정이었다.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책을 써주셨고, 책 나온 이후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홍보 활동도 함께 해주신 박사님. 그 뜨거운 마음에 내가 보답을 제대로 못한 것 같아 마음이 항상 걸렸는데, 이번에 건강 등의 이유로 사무실을 정리하셨다는 얘기를 듣고는 괜히 마음 한쪽이 찡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이제 좀 쉴 때도 되셨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다고 마냥 쉬시기만 하시진 않을 것 같지만 말이다. ^^;;;
앞으로의 새로운 활동을 기대하며, 나도 내 일을 잘하고, 자기 객관화도 잘하고 그랬으면 좋겠다.
* 아래는 박사님이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리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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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서초구 양재동의 한 건물 4층에
설기문마음연구소 간판이 걸려있었다.
그러다가 지난 3월말에 간판을 내렸다.
이제 좀 쉬기로 했다. 그동안 너무 열심히 살면서
몸과 마음을 너무 혹사했기에 내 몸에 대한
죄책감을 안고
오프라인 사무실 시대를 마감하였다.
이로써 나는 그동안의 교수 생활도, 개업 상담가의
생활도 모두 졸업하였다.
간판 내리고 연구소가 완전히 비워진 텅빈 공간을
뒤로 할 때
마음 한쪽에서는 또 다른 감회가 왜 없었겠는가?
하지만 후련한 마음으로 새로운 길을 가고자 하였다.
그동안 너무 열심히 사느라 여유를 많이 갖지 못했던
나에게 여유와 자유를 좀 더 허락하고 싶어서…
그동안 좀 더 크게 성공하려고, 자식 좀 더 잘 키우려고,
좀 더 돈 더 벌려고 열심히 쉼없이 살았던 시간들이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었고 가치도 있었다.
하지만 이젠 그동안 추구하지 못했던 또 다른 의미와
가치를 찾고 쫓아볼까 싶다.
그 첫 걸음의 하나로 코로나 이후에 처음으로 3년만에
지금 아들 부부가 살고 있는 미국으로 날아왔다.
우리 부부는 외손자와 함께 딸 부부와 손을 잡고
미국에 도착하여 공항에서 마중나온 아들 부부를
그것도 강아지들과 함께 만나게 되니
최고의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험난했던 코로나 시국에 모두 건강하고
무탈하게 살아왔고
또 이렇게 건강하게 재회하게 되니
하늘에 감사하고 조상님께 감사하는
마음이었다.
이제는 또 처음으로 멕시코 여행을 왔다.
나 자신 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 모두에게도
새로운 차원의 인생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멕시코에서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가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