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모으기를 위한 3단계 예산 관리

예산 관리에는 3단계가 있다. 1단계는 매월 사용하는 전체 예산만 갖고 있는 경우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1단계를 기준으로 돈 관리를 한다. 2단계는 월소비예산 중에서 고정지출과 변동지출 그리고 연간 계절지출의 규모까지 정해 놓은 것을 말한다. 여기까지 해야 돈 관리를 어느 정도 하는 분이라 말할 수 있다. 그리고 한 단계 더 나간 3단계는 변동지출의 세부 항목(외식비, 쇼핑 및 유흥비, 문화생활비), 기타지출의 세부 항목(여행, 계절성지출, 경조사, 이벤트)까지 정해 놓는 것을 말한다. 3단계까지 관리하고 있다면 거의 완벽하다고 할 수 있다. 그물처럼 촘촘히 관리되어 있어 십 원짜리 하나도 낭비되는 구석이 없다.

요즘은 가계부 어플이 잘 되어 있어서 지출의 세부 항목에 대한 예산을 정하고 카드 사용에 따라서 자동으로 잔액을 알려 주기도 한다. 그래서 3단계까지의 관리 예산이 머나먼 얘기가 아니다. 자수성가형 부자들은 이 3단계까지 예산 관리를 효율적으로 하는 습관을 가진 분들이다.

월급 300만 원을 받는 직장인 김애리 씨의 경우를 보자. 그녀는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면서 고정비가 절약되니 독립한 1인 가구보다 좀 더 빨리 목돈을 모으겠다는 단단한 마음을 먹고 일단은 1억 모으기에 도전하려고 한다. 그녀의 예산 짜기, 어떻게 하면 좋을까? 사실 그녀는 현주씨 팀에 새로운 들어온 신입사원이다(현주씨는 남다른 안목과 실천력으로 부자가 된 월급쟁이 골드 미스다). 애리씨는 현주씨와 이야기하다 따로 사석에서 사회초년생으로서 어떻게 예산을 짜는 것이 좋은지 조언을 듣기로 했다.

우선 현주씨가 했던 방식을 그대로 따랐다. 가장 먼저 전체 지출 금액을 정하고 그런 다음 저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1억 모으기라는 목표에 맞춰 저축 액을 정하고, 그런 다음 소비 예산을 짰다. 현주씨가 해준 핵심 조언이었다. 이 말은 직장인의 돈 관리 프로세스가 “벌고 –> 모으고 –> 쓰고”의 단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쓰고 –> 벌고 –> 갚고 –> 모으고” 방식으로 돈을 관리한다. 이렇게 하면 모으는 단계에 와서는 거의 돈이 남아 있지를 않는다.

현주씨는 애리씨가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이 정리해주었다. 일단 1억 모으기에는 ①3년 월 267만원 ②4년 월 197만원 ③5년 월 157만원 방법이 있는데, 이중 하나를 골라서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현주씨는 애리씨에게 4년에 1억을 모으기를 권했다. 하지만 애리씨는 불안한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월급 300만 원을 받으며 197만 원을 저축하고 남는 돈 103만 원으로 한 달 생활이 과연 가능할까? 4년 후에 내 손에 목돈 1억이라는 돈이 생긴다고 생각하면 내심 기분이 좋아지기는 하지만 103만 원으로 한 달간 산다고 생각하니 불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애리씨는 했다.

이때 현주씨는 애리씨에게 이런 말을 들려주었다. 만일 내년에 월급이 단 10만 원이라도 인상된다면 아니 5만 원이라도 인상된다면 내가 쓸 수 있는 돈을 늘어난다는 점을 기억하라, 그리고 이런 이야기도 덧붙였다. 20대 청년 중 대한민국에서 한 달 동안 103만 원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정답은 엄청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월급 300만 원을 받으면서 월 103만 원으로 생활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적을 것이다. 왜 그럴까? 생각의 차이 때문이라는 게 현주씨의 지적이었다. 내가 300만 원이나 버니까 더 이상 103만 원 이하로는 생활할 수 없다고 스스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런 고정관념을 깨는 게 중요하다고 현주씨는 강조했다. 4년 후 1억이란 목돈을 만드는 일은 안전한 비행을 위해 상공 11km까지는 일단은 올라가야 하는 일과도 같다고 했다. 그냥 하면 좋고 아니면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애리씨는 현주씨의 조언대로 월 197만원을 저축하고 나머지를 생활비로 쓰는 것으로 1단계 예산짜기를 마무리했다.

이제 2단계 예산 짜기로 넘어가 보자. 2단계는 고정, 변동, 계절지출에 대한 예산 짜기이다. 여기서 제일 어렵고 가장 돈 관리에 실패할 확률이 높은 것은 계절 지출이라고 현주씨는 귀뜸을 해주었다.

계절지출이란 때가 되면 찾아오는 명절과 휴가, 기념일, 각종 이벤트 같은 것을 말한다. 매달 까지는 아니지만 1년에 한두 번 쓰게 되는 지출 항목이다. 여기에는 자동차 보험료, 재산세, 계절에 따른 의복 구입비 등이 포함된다. 그런데 이런 지출일수록 소비 단위가 크다. 그래서 이런 계절지출이 있는 달은 저축을 못하게 되는 핑계 되기 쉬운 달이 되기도 하다. 그래서 현주씨는 이런 지출을 따로 떼어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즉, 이런 계절 지출을 대비한 통장을 따로 만들어 두고, 매월 12분의 1 만큼을 자동이체로 송금하거나 상여금 등을 탓을 때 이 통장으로 채워두는 것이 좋다고 애리씨에게 조언해주었다. 통상 계절지출은 자신의 월소득 대비 1배에서 1.5배 이내가 가장 적당하다고도 덧붙였다.

애리씨는 현주씨의 조언대로 년간 300만 원을 계절지출 예산으로 설정했다. 년 300만 원을 모으려면 월 25만 원씩 자동이체로 넘어가도록 하면 된다. 그러면 300만 원 안에서 여행이며 기념일 등의 소비를 해결하면 된다. 애리씨는 명절에 쓸 돈으로 30만 원, 여행과 휴가로 150만 원, 그 외 기념일로 50만 원, 코트 같은 계절성 의복비에 70만 원을 책정했다. 이렇게 예산을 세우고 나니, 취업을 한 후 반드시 유럽 여행을 가겠다고 생각한 애리씨의 여행 계획은 직장 생활 2년 차가 지난 다음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더욱 구체화 될 수 있었다. 애리씨는 훨씬 현실적인 목표를 가지게 된 셈이었다.

이제 고정지출을 따져보자. 애리씨의 경우 고정지출로 교통비와 통신비 그리고 기부금 등으로 한 달에 약 25만원 정도가 필요했다.

이 고정 지출을 계절 지출과 함께 월 급여에서 빼고 나면 애리씨가 한 달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은 53만 원이 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변동지출에 해당하는 외식과 문화 생활, 쇼핑 등에 쓸 수 있는 예산은 53만 원이 된다. 현주씨는 애리씨에게 53만 원 안에서 내가 적당히 알아서 쓴다고 생각하지 말고 53만 원 조차도 세세하게 항목도 더 따져보고 예산을 세우는 게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이럴 때는 지난 3개월 동안 내가 사용한 카드 내역을 참고하면 좋다고 했다. 애리씨는 이 말을 듣고 자신의 카드 사용 내역을 보고서 외식비 25만 원, 쇼핑 및 유흥비 20만 원, 문화 생활 8만 원으로 예산 항목을 만들었다.

이처럼 애리씨처럼 예산을 정하고 돈을 쓰게 되면 만 원 짜리 한 장 쓰는 데에도 신중해 질 수밖에 없고, 스스로 최대한 가치 있게 그리고 효용성 높게 돈을 쓰려고 노력하게 된다. 그러면 예산 없이 그냥 돈을 쓸 때와는 다르게 돈을 바라보게 된다. 만 원의 행복이 10만 원 이상의 만족감을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지금 오버해서 쓰는 것인지 적절하게 돈을 쓰고 있는지 스스로 알게 되어 돈에 대한 스트레스도 줄어들게 된다.

예산이란 것이 만들면 답답하고 숨 막힐 것 같지만, 돈을 쓸 때마다 소비에 대한 염려도 없애 주고 편안함을 주는 것이 예산이다. 이것이 현주씨가 가르쳐준 1억을 모으는 비법이었다.

(글 : 김경필 머니 트레이너, KBS 국민영수증 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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