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는 크게 메모리 반도체, 비메모리 반도체 이렇게 나눌 수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어떤 정보를 기억하고 저장하는 기능을 하는 반도체입니다. 여기에 대표적인 반도체가 디램(DRAM) 반도체와 낸드플래시(Nand-Flash) 반도체입니다. 디램은 휘발성 저장 장치로 전원이 꺼지면 저장되어 있는 것들이 싹 사라집니다. 반면 낸드플래시는 비휘발성으로 전원이 꺼져도 저장된 정보가 사라지지 않고 저장이 됩니다.
메모리 반도체에 강점을 갖고 있는 회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입니다. 아시다시피 둘 다 우리나라 기업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메모리 반도체에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메모리가 아닌 반도체 전부를 통칭하는 것으로 시스템 반도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비메모리의 대표 제품으로 부를 수 있는 게 CPU와 GPU, AP입니다. CPU는 컴퓨터의 두뇌에 해당됩니다. 영어로는 Central Processing Unit. 굳이 정리하자면 ‘중앙처리장치’입니다. 각종 데이터를 연산하고 처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스마트폰에서 CPU 역할을 하는 것이 AP입니다. 영어로는 Application Processor입니다. GPU는 Graphic Processing Unit으로 그래픽 데이터만 연산하고 처리하는 반도체입니다. 최근 비디오나 영상 등의 처리가 많아지고 있어 GPU를 필요로 하는 전자기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MCU라고 해서 Micro Controller Unit 이 있습니다. 특정 조건에서 신호를 내는 비교적 간단한 반도체로 냉장고 문이 계속 열려있을 때 띵띵 소리를 내는 것 같은 기능을 하는 반도체입니다. 이 반도체는 그동안 자동차에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비메모리 반도체의 대표 기업으로는 미국의 인텔, 엔비디아 그리고 대만의 TSMC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설계(팹리스)를 주로 하고 TSMC는 제조(파운드리)를 주로 담당합니다. 인텔은 설계와 제조 둘 다 같이 합니다.

반도체 만드는 공정에는 통상 8대 공정이 있다고 얘기합니다. <반도체 애널리스트의 리서치 습관> 책에서도 이 8대 공정을 초보자들이 알기 쉽게 어려운 용어 없이 설명을 해보았습니다. 그럼에도, 좀 더 풍부한 이해를 위해서는 삼성전자 블로그를 참고하라고 일러 두었는데, 마찬가지로 여기에서도 링크를 걸어두도록 하겠습니다.
이 8대 공정은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경우 처음(1번 공정)과 끝 작업(8번 공정)을 모두 직접 합니다. 해외 반도체 제조 기업 중에서는 1번부터 7번까지는 직접 하고, 8번만 따로 외주를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1번부터 7번까지 반도체 제조를 담당하는 공정을 ‘전공정’이라고 하고, 만들어진 반도체를 웨이퍼에서 하나씩 잘라내고 검사를 하고 패키징을 하는 마지막 8번 공정을 ‘후공정’이라고 합니다.
8대 공정을 하나하나 모두 잘 안다면 좋겠지만, 반도체를 전공한 전문가가 아닌 이상 이를 정확히 이해한다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더군다나 상식 수준에서 반도체를 이해하고, 반도체 중심의 경제 흐름을 이해하는 정도의 니즈를 가진 분들이라면 각 공정이 무엇인지 정도만 알아도 되고, 각 공정에서 시장 파워를 가지고 있는 기업은 어디이며 특히 국내 기업들은 어디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지 정도만 알아도 됩니다. 공정을 면밀히 잘 안다고 해서 그에 맞는 투자처가 딱딱 나타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래서 투자자 입장에서 국내 기업만 투자한다면, 당연히 국내 기업에 특화된 공정만 이해도를 높여도 됩니다.
반도체 공부를 하다 보면 여러 큰 기업 중 유독 한 공정에만 특화되어 ‘슈퍼 을’로 취급을 받는 기업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바로 ASML이라는 네덜란드 기업입니다. 이 기업은 8대 공정 중 노광 공정에 쓰이는 기계를 전 세계에서 독과점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는 회사입니다. 즉, 이 기업이 만든 노광 기계가 없다면 제아무리 시가 총액 1위를 한다는 기업도 반도체를 만들 수가 없게 됩니다. 그래서 이 기업을 ‘슈퍼 을’이라고 부릅니다.
이처럼 각 공정에 스타기업이나 주요 기업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 공정 자체를 이해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