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키우기가 두려운 분들에게

식물 관찰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꼭 해 주는 말이 있습니다. “이름을 알고 눈인사를 하세요.”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에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 그는 나에게로 와서 / 꽃이 되었다’는 너무나도 유명한 구절이 있습니다. 길에서 매일 보는 식물이지만 그 식물의 이름을 알고 눈인사와 속말 인사를 하다 보면 그 식물은 한 그루의 그저 그런 나무나 풀이 아니라 특별한 의미를 가진 식물이 됩니다. 저는 이를 ‘관계 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혼자가 좋거나 혼자가 익숙한 사람 혹은 어쩔 수 없이 혼자일 수밖에 없는 사람에게 식물은 부족한 ‘관계’를 만들어 주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줍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식물 관련 책이 많이 나오고, 사람들로부터 식물 키우기가 관심을 받았던 이유도 중단된 관계에 대한 보상심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죽을까 두려워요” “제 몸 하나 간수하는 것도 힘든데 식물이라니요” “물 주는 주기를 기억하고 지키는 것이 귀찮아요” “화분에 벌레라도 생기면 어떡하나요” 식물 키우기를 두려워하거나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이 하는 얘기입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얘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두려워하지 마세요. 식물은 관심과 사랑을 주는 만큼 잘 자라 준답니다. 하지만 명심하세요. 그 사랑과 관심의 무게는 모두 다르다는 것을요. 우리가 관계를 맺을 때 감정의 가감을 잘 조절해야 관계가 무탈하게 오래가는 것처럼 식물도 그 식물만의 특징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은 얼마나 좋아하는지, 햇볕은 어느 만큼 필요한지, 바람을 좋아하는지, 추위에는 어느 정도 강한지를 아는 것 말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달라 예민하게 살펴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혹 죽었다고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식물의 죽음 또한 여러분에게 성찰의 시간이 된답니다. 식물에게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내가 무엇을 잘하지 못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동안 관계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며 여러분을 성장시켜 줄 것입니다.”

아직도 식물 집사가 되는 게 두렵다면 책임에서 조금은 자유로운 주변의 식물 관찰부터 시작해 보세요. 사는 집 주변의 나무나 식물 몇 가지부터 시작하세요. 이름을 몰라도 상관없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보다 보면 그 식물의 이름과 여러 특징들이 보입니다. 혼자 시작해도 좋고, 모임을 만들거나 이미 있는 식물 관찰 모임에 참여해도 좋습니다.

(글 : 최선화 식물 관찰 모임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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