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환경이 디지털 기반으로 급변함에 따라 광고의 본질이 ‘널리 알리는 목적’에서 ‘폭넓게 모이게 하는 목적’으로 달라졌다. 광고의 기능도 ‘미디어를 통한 메시지의 전달’이라는 전통적인 관점에서 ‘콘텐츠를 매개로 한 플랫폼에서의 만남’이라는 관점으로 새롭게 변모하고 있다.
(광고마다 어디어디 사이트로 가보라는 안내도 많고, 특정 이벤트나 플랫폼으로 회원을 모으는 형태의 광고도 많다. 그리고 광고의 풀 영상을 보려면 제품/브랜드 사이트로 이동하라는 안내도 있다.)
지금까지 많은 책에서는 광고가 상품과 브랜드를 판매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전통적 관점에서 광고를 해석했다. 맞는 말이다. 당연히 광고는 상품과 브랜드의 판매에 기여해야 한다. 그렇지만 광고에서 원론적인 기능만 주목한다면 지금의 광고 트렌드와는 사뭇 다르다. 그리고 그런 관점은 디지털 시대의 광고 현상과도 맞지 않다.
우리는 하루 24시간을 넘어 1년 365일 내내 광고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아침에 눈을 떠 저녁에 잠들 때까지 무의식적으로 켜는 텔레비전에서, 출근하면서 듣는 라디오에서, 지나가는 버스 옆면에서, 그리고 수시로 열어보는 스마트폰에서 광고 콘텐츠와 마주한다.
광고는 상품 판매의 수단이라는 전통적인 관점을 넘어 동시대의 트렌드를 반영한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광고 콘텐츠에 나타난 이미지는 시대의 욕구를 반영하기도 하지만, 없던 욕구나 새로운 유행을 광고 콘텐츠가 먼저 만들어 제시하기도 한다. 이처럼 광고를 전통적 관점에서 읽지 않고 사회문화 콘텐츠로 읽어야 한다는 관점의 변화가 이 책의 출발점이다.
(서문 중에서)

이 책 <김병희 교수의 광고 읽는 습관>을 쓴 김병희 교수는 광고 카피라이터 출신으로 현재는 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광고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한국광고학회 제24대 회장, 한국PR학회 제15대 회장, 정부광고자문위원회 초대 위원장, 서울브랜드위원회 제4대 위원장으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