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현주 수석(44세, D 건설)은 20년 차 직장인이다. 3년 전에 남편을 만나 늦은 결혼을 하기 전까지 주변에서는 그녀를 ‘골드 싱글’로 불렀다. 그녀에게 ‘골드’ 타이틀이 붙은 것은 능력을 인정받는 간부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재테크에 성공해서였다. 결혼할 당시 그녀의 자산은 15억 원에 육박했는데 외벌이 직장인으로는 모으기 쉽지 않은 금액이었다. 당시 전세 아파트에 살고 있으면서 작은 평형의 아파트와 오피스텔에서 월세를 꾸준히 받고 있었고, 해외 주식에도 관심을 갖고 꾸준히 투자하고 있었다. 투자금도 3억 원이 넘는다고 했다. 아무리 미혼이지만 월급만 가지고서 이런 자산을 만들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그녀는 어떻게 해서 부자가 되었을까?
마치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평범했다. 꾸준히 모으고, 모은 돈을 적절한 타이밍에 맞춰 부동산이나 주식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온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목표에 대한 집중력이 뛰어났고 멈추지 않고 계속 시장을 탐색했다는 점이 이채로웠다. 그리고 기회가 있을때마다 망설이지 않고 과감한 결단으로 투자를 결정했다. 매스미디어에서 떠드는 얄팍한 정보를 듣고서 여기저기 투자한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확고한 투자 원칙을 갖고서 모든 의사결정을 했다.
바쁜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수많은 정보를 탐색하고 소위 ‘촉’이라 불리는 훌륭한 판단력을 가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두꺼운 가죽 커버의 다이어리가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통찰력은 바로 신입사원 시절부터 써온 다이어리에서 나온다고 했다. 한 번은 그녀의 다이어리를 본 적 있는데, 온갖 숫자와 메모들이 빼곡했다. 처음에는 그날 그날 있었던 일을 적는 일기 수준이었다가 가계부를 쓰게 되면서부터는 일기와 가계부가 합쳐졌다고 했다. 더 나아가 경제 공부를 위한 메모도 포함되고, 또 언젠가부터는 업무에서 개선해야 할 점을 적고 나중에 무엇을 학습해야 할지 체크하는 용도로까지도 발전되었다고 했다.
실제로 그녀의 다이어리에는 여러 신문 기사나 경제 칼럼 그리고 꼭 공부하고 알아야 할 용어나 아이디어가 가득했다. 그 내용이 꽤 많고 어려워 보이기도 했다. 벼락치기로 이 많은 내용들이 정리되었을 리는 없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역시 짐작대로 매일 조금씩 틈나는 대로 10년 넘게 유지해온 습관이었다. 결국 다이어리를 쓰는 메모 습관이 부자가 될 수 있는 좋은 습관으로 진화한 것이었다. 그녀는 가계부를 쓰거나 지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에만 국한하지 않고 쓸데없이 새는 돈이 생기지 않도록 사전에 철저한 예산과 예비 자금을 모으고 비정기 지출에 대한 계획까지도 다이어리를 통해 실천하고 있었다. 그녀를 부자로 만든 것은 한마디로 다이어리로 축적된 좋은 습관 때문이었다.
–

나(작가 김경필)는 이 책에서 현주씨를 비롯해 현주씨의 주변 동료들 그리고 내가 만나고 상담했던 부자들과 곧 부자가 될 것 같은 사업가와 직장인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들을 옮겨보았다. 그리고 그들이 평소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마음으로 돈을 모았으며, 어떤 판단으로 돈을 투자했는지, 그들의 좋은 판단력과 돈 관리능력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관찰하고 기록했다. 결론적으로는 성공 요인으로 뽑은 여러 습관들을 성취력, 결단력, 통제력, 저축력 이렇게 4가지 영역으로 나누고 설명해보았다.
이 책에서 제안하는 습관들은 너무 거창해서 따라 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앞에서도 얘기한 대로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작은 습관들임을 기억해주었으면 한다. 시중에는 수많은 재테크와 자기계발 관련 책이 있고, 내용을 보자면 너무나 주옥같은 좋은 방법들이 넘쳐날 정도로 많다. 하지만 99%의 독자는 내용에는 공감하지만 책을 덮는 순간 아무것도 실천하지 못하는 상태로 머물고 만다(정말로 책을 읽고 나서 책에 나오는 대로 실천하는 사람은 100명 중에서 한 명뿐이다. 나머지 99명은 끊임없이 부자가 되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책만 사고 있다). 그것은 성공의 끝 그러니까 성공의 결론만을 보기 때문에 그렇다. 이제 우리는 성공의 결말이 아니라 성공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그 시작점에 주목해 보려고 한다. 그래야만 돌아서면 어느새 나와는 동떨어진 이야기가 되어버리는 것이 아닌 실제로 나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인사이트로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