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 회사로 5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일인 회사의 일일 생존 습관>의 작가 우현수

1.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습니다. 시각 디자인 분야는 광고, 편집, 영상, 웹, 서체 등 굉장히 많은 분야가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저는 ‘브랜드’ 디자인과 관련된 경력을 많이 쌓았습니다. BI나 CI를 개발하고 이와 관련해서 브랜드 스토리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이 일만 20년 가까이 해왔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일인 회사의 일일 생존 습관>이라는 책을 냈습니다.

2. 창업하신 지 5년 정도가 되었으니. 회사 생활만 15년을 하셨는데, 혹시 독립하고서 후회됐던 적은 없나요?

처음 독립하고 어려움이 있긴 했지만 후회한 적은 없습니다. 월급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내가 결정한 사안이고 내가 만들어가는 회사라는 생각이 후회보다는 희망과 기대를 품게 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지내다 보니 어느덧 5년이라는 시간이 후딱 지났습니다.

3. 그러면 당연히 후배들에게도 퇴사와 독립을 권하고 싶을 것 같은데, 맞나요?

네. 맞습니다. 조금 철학적인 얘기를 하자면 행복의 기준은 자기 결정권과 자기 주도권을 갖고 있느냐 아니냐, 라고 생각합니다. 뭐든 내가 결정할 수 있고 내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상황은 압박감도 있지만 행복감을 더 크게 키웁니다. 즉, 회사에 속해 있으나 창업을 하고 있으나 압박감은 동일합니다. 다만 그걸 내가 주도한 것이냐, 타인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냐의 차이입니다.

다만 독립을 하실 때는 갑작스러운 독립보다는 은근한 퇴사, 조용한 독립을 했으면 합니다. 신중히 결정하고 촘촘히 준비하면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게 제 스타일이긴 한데, 그 방법을 후배들에게도 권하는 편입니다. 마음만 앞섰다가 무모하게 덤비면 깨질 게 뻔하니까요. 최소한의 준비, 미리 짐작해보는 미래 그림 정도는 있어야 독립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4. 말씀하시는 최소한의 준비는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인가요? 자본 확보 같은 것인가요?

준비는 사업에 대한 ‘계획과 기획’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특별한 비즈니스 모델 없이, 차별화 없이 막연하게 시작하는 분들이 너무 많다는 걸 보게 되었습니다. 좋은 걸 만들어서 내놓으면 된다는 생각만 하는 거죠. 어떤 사업으로 어떤 차별화로 고객을 모아갈지에 대한 ‘계획’ 정도는 문서화 해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1년 정도는 수입 없이 버틸만한 자본도 중요합니다. 그게 없으면 불안감에 처음 계획했던 방향성에서 멀어져 가는 유혹에 빠질 수 있습니다.

5. 브랜딩과 퍼스널 브랜딩이 헷갈립니다. 퍼스널 브랜딩도 결국 나의 가치/상품성을 높이는 작업이라고 보면 되는 거죠?

퍼스널 브랜딩과 상품 브랜딩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브랜딩이라는 게 당연히 브랜드의 가치와 상품성을 높이는 활동인 건 맞습니다. 특히 상품 브랜딩의 경우 기획 단계에서부터 완벽하게 기획자의 의도대로 모든 걸 세팅하고 제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퍼스널 브랜딩은 조금 다릅니다. 타고난 성향이나 성격, 재능 등에 맞는 브랜딩 기획과 설계가 필요합니다. 결국 퍼스널 브랜딩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이고 그걸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그러면서 남들과 차별화 해나가는 것입니다.

6. 책을 보게 되면, 독립해서 일이 들어오기까지 남들이 날 알도록 하는 게 가장 큰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무슨 거래처를 들고 나오거나, 평소에 탄탄한 인맥이 있지 않은 한, 결국 불특정한 누군가로부터 일을 받거나, 그들에게 내 물건을 팔아야 하는데, 작가님은 인스타그램과 메일링 등으로 그 활동을 잘해 온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누구나 인스타그램과 메일링을 하는 걸 권장하시나요?

누구나, 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SNS를 이용해 나의 존재를 알리는 것은 어쩌면 가장 기본적인 일이 아닐까 합니다. SNS를 이용해야죠. 가장 적은 비용으로 나를 알리는 방법이니까요. SNS를 운영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글쓰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반드시 글을 써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를 인지할 수 있는 나만의 콘텐츠가 뭘까 생각하고 그걸 쌓아가는 게 중요합니다.

우현수 작가의 인스타그램

7. 창업 후 성공보다 잘 안 되는 케이스, 결국에는 다시 회사로 돌아가는 케이스가 잘 된 케이스보다 훨씬 많습니다. 실패하는 분들은 무엇을 놓쳤기 때문인가요?

저의 경우 1년 차는 준비 기간, 2년 차는 실행의 시간, 3년 차부터는 시스템이 돌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적어도 일 년 사이클이 세 번은 돌아야 일도 제 몸도 거기에 맞는 타이밍과 호흡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결국 3년을 버틸 수 있는 수익을 내느냐 그렇지 않느냐인데, 당연히 3년 동안은 수익화를 위한 이런 저런 시도를 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3년 안에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독립이 이어질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8. 이 책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부탁드립니다.

저처럼 일인회사를 운영하시는 분, 프리랜서,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는 책이었으면 합니다. 실제 “이 걸 하 면 월 천만 원을 번다” 이런 건 없습니다. 대신 책을 보고서 “내가 해야 할 일이 명확해졌다”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 등의 희망을 품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 책은 성공의 결과를 말하기 보다는 성장의 방식을 말해주는 책입니다. 성공의 길은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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