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TI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혈액형 성격론이 횡행하는 듯했지만 이제는 MBTI가 그 자리를 물려받은 것 같다.
MBTI가 너무 유행하다 보니 이에 거부감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심리학자들은 MBTI를 싫어하는데, 심한 경우 혈액형 성격론과도 다를 바가 없다고 말할 정도다.
일단 MBTI에 대한 비판부터 살펴보자.
첫째, MBTI 성격 유형이 너무 적다는 비판이다. 세계 인구가 80억 명인데 MBTI의 16개 유형으로 그들을 다 설명하는 건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다.
둘째, MBTI는 비과학적이라는 비판이다. MBTI의 이론적 배경이 되는 융의 이론은 인간의 무의식을 강조하는 정신역동이론의 한 갈래로 과학과 실증연구를 강조하는 주류 심리학에서는 별로 인정하지 않는 이론이다.
셋째, 측정방식이 자기보고식이라는 비판이다. 즉 응답자가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는 바를 적는 방식이기 때문에 객관적이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런 비판보다도 MBTI의 진짜 문제는 타당성에 있다. 검사가 측정하는 바를 제대로 측정하느냐 정도를 두고 ‘구성타당도’라고 하는데, MBTI가 측정하는 것은 성격이라 하기 어렵다. 성격은 시간에 관계없이 일관적으로 나타나는 한 개인의 고유한 행동 방식으로 정의되지만 MBTI에서 측정하는 내용은 그 시점에서의 행동 선호도에 가깝다.
더 큰 단점은 ‘준거타당도’다. 준거타당도란 그것과 관련있다고 생각되는 다른 개념들을 얼마나 예측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예를 들어, 외향성이 높으면 영업이나 판매 업무를 잘하고 성실성이 높은 사람은 일을 성실하게 한다는 것이 실제로 입증되느냐이다.
애초에 MBTI 자체가 성격을 측정하는 도구가 아니었기 때문에 산업 및 조직심리학에서는 MBTI와 직무에 대한 어떤 연구도 이루어진 바가 없다. 따라서 MBTI의 결과를 연애나 업무 등에 관련지으려는 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다고) MBTI가 비과학적이거나 쓸모없는 검사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MBTI는 자기이해를 목적으로 개발된 검사로 자신이 선호하는 행동이나 문제 해결 방식 등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제공한다.
(글: 한민 심리학자)
(출처: 한민의 심리학의 쓸모)
(도서 내용의 일부를 발췌, 재편집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