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인터뷰] 누구나 그림을 잘 그릴 수 있고, 꾸준히 그릴 수 있습니다.

그동안 그림 그리기와 관련해서 여러 권의 책을 써온 정진호 작가님이 어떤 연유로 그림 그리기를 시작하게 되었고, 그리고 어떻게 그림으로 지금의 1인 기업에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자신의 풀 스토리를 담은 에세이를 출간했다. 책 제목은 <결국엔, 그림>(링크)이다. 제목 그대로 IT개발자로 살다가 ‘결국엔, 그림’에까지 이른 작가님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아래 내용은 작가님과 진행한 인터뷰 내용이다. 아직 책을 안 보신 분들이라면 이 인터뷰를 통해 책의 내용을 일부 유추해 볼 수 있다.

Q1. 정진호 작가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작가님을 전혀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정진호 작가입니다. 저는 공대를 졸업하고 인터넷 프로그래머로 시작해서 직장생활을 16년 했습니다. 10년 전 어느 날 그림을 그리고 싶어 18개월 동안 매일 그림을 그리며 미술을 전공하지 않아도 누구나 자신만의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비전공자를 위한 몇 권의 그림 관련된 책을 썼습니다. 지금은 1인 기업 J비주얼스쿨 대표로 8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Q2. 그림을 처음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림 연습에도 단계가 있을 것 같은데요. 간단히 알려주실 수 있나요?

일단 보고 그리기부터 시작합니다. 보고 그릴 때는 선으로만 된 그림을 보고 그대로 따라 그리는 연습을 합니다. 그다음에는 사진을 보고 따라 그리고 익숙해지면 실물을 보고 그리기를 해봅니다. 실물은 일단 내 주변의 가장 익숙한 사물부터 시작해서 손, 신발, 음식, 책, 풍경 등으로 조금씩 확장해 가면 됩니다.

Q3. 처음부터 붓을 들고 수채화 같은 걸 그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맨 먼저 연필로 그려보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펜으로 그려보는 게 좋을까요? 혹은 처음부터 아이패드 같은 걸 이용해서 디지털로 그림을 그려도 괜찮나요?

연필도 좋고, 펜도 좋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라면 다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꾸준히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집에 있는 물건을 매일 하나씩 그린다면 1년은 그릴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아이패드와 같은 디지털 그림은 초보자에게 추천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우선 자신의 손을 움직일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데 디지털 도구는 이 기술을 익히는 것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일단 자신의 손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게 한 후에 디지털 기기를 사용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피그먼트 잉크를 사용한 피그먼트 라이너(pigment liner) 펜으로 그림 그리기. 수성이지만 건조가 되면 유성처럼 방수가 되는 효과를 주는 그림 도구입니다.

Q4. 그림 장비를 잘 갖추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초보자에게 추천하는 좋은 색연필이랑 수채화 도구를 알려주세요!

초보자라고 싸구려 도구를 고집할 이유는 없습니다. 파버카스텔 폴리크로모스 유성 색연필 36색, 프리즈마 프리미어 유성 색연필 36색 정도는 투자해주면 좋습니다. 그리고 수채화 도구로는 국내회사인 미젤로의 미션 골드 클래스를 강력히 추천해 드립니다. 도구가 좋으면 내 실력이 한층 업그레이드됨을 느낄 수 있습니다.

Q5. 작가님은 독학으로 그림을 마스터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집이나 회사 근처의 화실을 이용하는 것보다 독학으로 그림 공부를 하는 게 어떤 점에서 좋은가요? 그리고 저처럼 초등학교 이후 한 번도 그림이란 걸 제대로 그려보지도 않았는데 혼자 시작해도 괜찮을까요?

빨리 가고 싶으면 화실에 가세요. 오래 계속 가고 싶으면 자신의 힘으로 가는 맷집이 필요합니다. 최근에는 혼자 그림을 배울 수 있는 온라인 클래스도 많이 있습니다. 혼자 시작하냐, 전문가에게 배우냐는 본인의 선택입니다. 중요한 것은 일단 시작하면 평생 즐길 수 있는 취미가 바로 그림이라는 것이죠. 서두를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Q6.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지 한 달 정도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습니다. 도대체 몇 시간 정도 더 투자해야 제 그림에 변화가 생길까요?

저의 경우 그림을 그린 시간이 9년 동안 3,000시간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변화란 것은 개인에 따라 다릅니다. 제 경우 100시간 지나면서 겨우 손이 제 마음대로 움직인다는 것을 알았고, 1,000시간이 지나면서 눈에 보이는 것을 다 그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500시간이 지나니 보이지 않는 것을 그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3,000 시간이 지나면서는 원하는 것을 빠르고 정확하게 그릴 수 있게 되었답니다.

반려견 미호와 함께 거실에서 그림 그리기를 하고 있는 정진호 작가님

Q7. 가족 얼굴을 너무나도 그리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잘 그릴 수 있을까요? 요령 같은 거는 없나요?

팁을 하나 드리자면, 가족이 나온 사진을 구합니다. 그런 다음 그 위에 트레이싱지(문구점에 팔아요)를 올려놓고 가족의 얼굴 윤관 표정 등을 최대한 본 따 그려봅니다. 그런 다음 트레이싱지를 다시 종이 위에 엎어 밑그림을 완성하도록 합니다. 그렇게 하면 얼굴의 느낌, 표정 등을 잘 표현할 수 있습니다.

Q8. 그림 시작하고 한 달까지는 매일 그림 그리기라는 스스로와의 약속을 잘 지킨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계속해서 꾸준히 이어가기가 힘이 많이 드네요. 어떻게 하면 매일 꾸준히 할 수 있죠?

가장 중요한 것은 절실함입니다. 저는 ‘매일매일 그리면 1년 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생각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예술과 관련된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그리고 매일 매일 그림 그리는 사람들의 작품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싶은 것도 사진으로 계속 모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남의 사진이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찍어 둬야 한다는 것입니다. 남이 찍은 것은 애정이 생기지 않지만 내가 직접 만나고 경험한 것을 사진으로 남겨두면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그리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Q9. 그림 그리는 일도 상당히 집중력을 요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집에서도 집중력 있게 그림을 그리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시간 관리 방법이나 노하우 같은 걸 알고 싶습니다.

‘집중 + 몰입 + 균형 + 가족의 배려’입니다. 원하는 것을 매일 하려면, 하루에 한 시간 이상 그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일 밤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신이 가진 에너지 5%는 비축해 놓아야 합니다. 회사에서 모든 에너지를 다 써버리면 안 됩니다. 또한 가족의 배려도 중요합니다. 가족을 위해 사용할 시간 일부를 그림 그리는 시간으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저는 부족한 시간을 만들기 위해 매일 한 시간씩 일찍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TV도 안 보고 스마트폰도 잘 보지 않습니다.

Q10. 작가님이 최근에 출간한 책 <결국엔, 그림>은 어떤 분들이 보면 좋은가요? 직접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마음속에 그림에 대한 작은 불꽃이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합니다. 그리고 학원이나 화실에 가기는 어렵지만 혼자 무언가 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추천해 드립니다. 이 책은 아주 디테일한 그림 그리기 기법을 알려주진 않습니다. 오히려 습관으로서 그림 그리기를 꾸준히 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잘 갖춰져야 하는지를 더 많이 얘기해줍니다. 그래서 그림을 잘 그리려고 하는 사람보다 그림을 꾸준히 오랫동안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 더 맞을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10대 20대 보다는 30대 이상의 분들에게 좀 더 울림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림 그리는 습관 꼭 만드세요!

“전, 언제 어디서나 간단한 미술 도구를 들고 다니며 그림을 그립니다. 특히 여행지에서의 그림 그리기는 멋진 여행의 추억을 만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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