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담] 하고 싶은 일 100가지 쓰기

이 내용은 <결국엔, 자기 발견>에 수록된 ‘하고 싶은 일 100가지 쓰기’ 버킷리스트 워크샵을 경험한 유지인님의 후기입니다. 버킷리스트 쓰기를 통해 나를 발견하고 객관화 하는 방법. 확인해보세요.


몇 달전에, 중학생 아들랭이 컴퓨터 게임을 하다 말고 나에게 뜬금없이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

“엄마는 버킷 리스트라고 알아?”
“왜 몰라,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들”

ㅋㅋ 정말 초간단 대답. 그때는 나도 뭐하다가 귀찮아서, 대충 대답하고 넘어갔는데, 후에 다시 생각해보니 아차 싶었다. 아, 내가 올해 버킷리스트 100개 적기도 해본 사람이고, 그때 어떤 좋은 느낌이었는지 충분히 알고 있었으면서 왜 그렇게 대충 말하고 넘어 갔을까. 여튼, 보통 나처럼 이렇게 ‘버킷리스트’ 하면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 정도로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누구나 적어보기까진 안해도, 한 두개 씩이라도 그 ‘버킷리스트’ 하나 가슴에 품고 살 것이다. 언젠간 해야지 하면서.

그런데, 죽기 전에, 미래의 내가, 언젠가 해야지.. 하는 결심을 1년 단위로 끊어서 적어보면 삶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그걸 몸소 경험해서 삶이 달라지고, 그 자신의 경험담을 ‘버킷리스트 워크숍’을 통해 사람들을 스스로 체험하게 만들어주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이 책의 저자 최호진이다. 일단, 내가 본 최호진 작가의 인간적인 면모와 장점에 대해서는 여기서 주저리 떠는 것은 패스 (만나면 알것이다. 이 아이가 사람을 얼마나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는지를)

이 책에 나오는 <버킷리스트 워크샵>에 대해 나의 경험담을 한번 이야기해보고 싶다.

올해 1월에, 최호진 작가가 <버킷리스트 100개 적기 워크샵>을 온라인상으로 진행을 했는데, 나도 참여를 했다. 나는 이전까지는 ‘버킷리스트 쓰기’에 대해 그렇게 대단하게 생각하진 않았다. 사실 굳이 적어보고 싶지 않다는 게 내 속마음이다. 왜냐면, 결국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적어보는 건데, 그런걸 적어도 사실 잘 이뤄지지 않는 것이 태반이었기 때문에. 그래서 괜히 적고 나서, 안됐다고 실망하느니, 아예 하고 싶은 일들을 미리 정해두질 말자가 말도 안되는? 나만의 결론이었다. 그냥 하고 싶은 건 그때그때 생각날 때 하면 돼,. 뭔가 계획하지마, 하면서.

하지만, 최호진 작가가 워크샵을 한다고 하니 궁금도 했고, 워낙 평소에 버킷의 힘에 대한 그의 믿음이 강해 보여, 무슨 종교에 이끌리듯 나도 한번 그 믿음에 따라가 보고 싶었다. 참여하는 날, zoom에서 낯선 사람들과 쭈뼛쭈뼛 만나서, 버킷 100개 적기를 해보는데,. (물론 사전에 몇가지는 적어 오라고 했지만) 아.. 첨엔 신나서 적다가, 막상 30개쯤 되니까 쓸 말이 없었다. 처음 몇가지는 원대한? 꿈을 적었다가, 50개 넘어가면서부터는 겨우 짜내며, 괜히 집안을 둘러보고 집에서 할 수 있는 소소한 일거리?들 마저 적게 되었다. 그렇게 하다 보니 100개가 훌쩍 채워지긴 했다.

사실 혼자서 시간 내서 하라고 하면, 또 다 못하고 시간만 질질 끌었을 일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고, 또 그 제한된 시간안에서 쓰다보니 나름 버킷이 정리가 되더라는.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100개 채운 것도 신기한데, 가장 놀라운 경험은 다른 사람의 버킷리스트를 들어보면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추측해보고 말해보는 시간이었다. 첨엔 초면이라 누군가에 대해 말해보는 게 좀 쑥스러웠는데, 누군가가 나의 버킷을 보면서 “딸을 많이 사랑하는 것 같아요” “아이와 가족들을 많이 생각하는 사람으로 보여요” “주변 사람들을 챙겨주는 일을 좋아하는군요” 등등, 다들 이구동성으로 나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는데, 그 기분은 마치, 점집에서 점쟁이가 “당신, 실상은 이런 사람이지?” 하고 내 속을 들여다 본 것처럼 말해주는 기분. 내 모습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이는구나 하며.

나 역시 타인의 버킷을 통해서, 이 사람은 이런걸 좋아하네, 이 사람은 이런걸 하고 싶어 하네, 이런 고민이 있나보네. 이런 것들이 보이더라. 안 그래도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편인데, 굳이 대화를 하지 않아도, 그 사람의 버킷리스트만 보아도 사람의 성향과 성격, 취향등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는게 신기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친근함마저 느껴졌다.

1년에 한번씩 100개의 버킷리스트 적어보기.

처음엔 적으면서 되게 산만해 보이고, 너무 뒤죽박죽인 관심사들이 보였고, 이것저것 비현실적인 것들도 보이고 그랬지만, 그 안에서 공통된 내 모습도 찾게 되었고, 나는 정말 뭘 좋아하는 사람인지, 내가 삶에서 지향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내 무의식 속의 욕망은 무엇인지, 진짜 나를 발견하는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내가 적은 모든 것들을 통해 내가 추구하는 ‘성장’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연말이고, 새해이니 버킷리스트 적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여전히 버킷리스트를 쓰는게 부담스럽다면, 이렇게 여러 사람들이 함께 하는 워크샵도 도움이 되겠지만, 책을 통해서 연습해볼 수 있다.

저자는 버킷전문가답게 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실천력 만렙을 키울 수 있게 도와준다. 사실 버킷리스트 한번이라도 써 본 사람들이 더 많겠지만, 어떻게 하면 버킷들을 효율적으로 작성할수 있는지, 더 잘 쓰는 명확한 방법을 제안한다. 경험자의 입에서 나온 말들은 타인에게 좋은 내비게이션이 된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네. 그리고, 원대한 꿈이 아니더라도, 평범하고 소소한 버킷들을 쓰고 읽다보면,나는 이미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는 걸.

*에필로그*
안그래도 내가 올해 어떤 버킷을 썼는지 다시 찾아봤는데, 지금보니 사실 이룬건 10-20개 될까 말까 하지만, 왜 이렇게 웃기냐. 1번으로 적은게’ 50kg까지 살빼고 52kg까지는 유지하기’고, 100번으로 적은게 ‘핸드폰에 저장된 불필요한 사진 정리하기’이다. 여튼 둘다 이루긴 했다. ㅋㅋ 나에게 다이어트란 평생의 버킷이군.

********
하루 5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하고 그것을 기록하는 연습은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는 일을 쉽게 하도록 만들어준다. P.62

나의 속마음을 알기 위해서는 무언가 뱉어내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한마디로 머릿속을 싸매고 고민하는 것보다는 손가락이 움직이는 대로 써 내려가는 것이 내 안의 깊은 생각들을 끌어 올리는 데 유용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것이 바로 버킷 쓰기를 잘하는 세 번째 방법이다. P.75

‘라이프’에서 얻은 기쁨이 ‘워크’로 연결되면서 회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즐기게 되고 또 그것이 라이프로 연결되는 방식. 나는 이를 워라밸이 아니라 ‘라워밸’이라고 부르고 싶다. 일에서 의미를 찾고 삶으로 연결하는 방식도 있겠지만,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일에서 재미를 느끼고 그것을 다시 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P.187

<결국엔, 자기 발견> (작가 최호진)

교보문고 / 예스24 /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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