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수많은 스타트업을 상대로 특허 컨설팅을 해주면서 각종 사업적 조언도 아끼지 않는 특허법인 BLT의 창업자이자 대표 변리사인 엄정한 님의 글입니다. 창업을 하거나 회사를 다니면서 한 번쯤은 접하게 되는 게 회사의 미션, 비전, 핵심가치입니다. 아래 글을 통해 정확한 개념 이해와 함께 우리 조직의 미션과 비전 그리고 핵심가치는 무엇인지 한 번쯤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정신없이 사업을 하다 보면 ‘내가 왜 이걸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꼭 대표가 아니라 직원이라도 가끔 이같은 근본적인 물음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현타’(현실 자각 타임)라고 하는데, 이런 고민에 빠지는 이유가 미션과 비전 그리고 핵심가치가 명확하지 않아서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이 누구를 위한 일이며 왜 하는지에 대한 물음과 그것에 대한 실마리 즉, ‘미션’과 ‘비전’ 그리고 ‘핵심가치’는 조직의 근원이 되고 성공 방정식과 연결되는 기업의 가치관이라 할 수 있다.
‘미션’은 우리 조직의 존재 이유를 의미하는 ‘Why(왜)’에 해당하며, ‘비전’은 미션이 구체화된 모습을 말하는 ‘What(무엇)’에 해당한다. 그리고 ‘핵심가치’는 미션을 지키며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실천방법론인 ‘How(어떻게)’에 해당한다. 미션과 비전 그리고 핵심가치를 구성원들과 함께 정하면 조직의 존재 이유와 목적이 명확해지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 몰입할 수 있는 실마리가 보인다. 그래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홈페이지나 회사 소개자료, 소개 영상 등의 첫 장면에 회사의 미션과 비전을 언급한다. 멋을 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기업의 철학과 존재 이유 그리고 조직문화에 관한 중요한 선언이기 때문에 그렇다. 이제 본격적으로 하나씩 살펴보자.
미션
우리가 왜 이 사업을 하는지 근본에 대한 정의이다. 사업을 하다가 어려워지면 회사의 존재 의미인 미션을 되새기게 된다. 우리가 왜 존재하는지, 세상의 어떤 변화를 위해 일하고 있는지 이런 질문들을 다시 하면서 초심을 되새긴다. 그래서 미션이 없는 상태에서 힘든 일이 생기면 회사는 방향을 잃고 표류를 하게 된다.
미션은 대표이사 혼자서 결정하면 안 된다. 대표나 창업동지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직원들은 대표만큼의 에너지를 갖고 있지도 않고 회사의 장기적인 계획 등을 심각하게 고민하지도 않기 때문에 자칫 대표 혼자 정하는 미션만큼 직원들 입장에서 공허하게 들리는 것이 없다. 그래서 경영진들과 구성원들이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함께 정하는 것이 좋다.
우리의 고객은 누구인가? 우리의 연봉은 어디에서 오는가? 이 일은 왜 중요한가? 같은 질문을 서로에게 하면서 ‘업의 본질’ 을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조직의 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현재 몸담고 있는 특허법인도 여러 번의 워크숍을 통해 동업자들과‘창의적 IP전략으로 고객의 성장을 촉진한다’라는 미션을 함께 만들어냈다. 특허청과 법원을 대상으로 지식재산권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는 전통적인 변리사의 개념을 넘어 ‘기업의 성장을 촉진하는 일’을 우리가 수행해야 할 비즈니스이며, 가치를 만들어 내기 위한 핵심이라고 생각했다. ‘창의적인 IP전략을 기반으로 고객의 성장을 촉진하는 일’은 다른 경쟁 특허법인들이 하기 어려운 일이며, 우리 특허법인BLT가 해야 할 미션이라고 생각했다.
비전
비전은 조직 구성원 모두가 추구해야 하는 방향과 꿈, 미래에 대한 답이다. 좀 더 현실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비슷한 일을 하는 다른 회사도 많은데 내가 왜 이 기업에 남아야 하는지에 대한 명분이기도 하다.
다시 내가 속한 특허법인의 비전을 예로 들면 ‘끊임없이 진화하는 IP-Business 전문가 그룹’이 우리의 비전이다. 이러한 비전은 우리가 설정한 미션을 구체화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른 기업과 어떤 부분에서 달라야 하는지를 정한다.
핵심가치
핵심가치는 미션을 지키며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실천 사항이다. 조직이 어떤 신조를 갖고 있어야 하는지를 담은 것으로 구성원들의 집중을 위해서는 다섯 개 이내로 정하는 것이 좋다.
우리 특허법인의 경우 ‘고객에 대한 관심’ ‘변화에 대한 갈망’ ‘기본에 대한 충실함’ ‘신뢰에 부합하는 책임감’ 이렇게 네 가지를 핵심가치로 정했다. 이 네 가지 핵심가치는 비전인 ‘끊임없이 진화하는 IP-Business 전문가 그룹’이 되기 위한 행동 강령이고, 미션인 ‘창의적 IP전략으로 고객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데 필요한 마음가짐에 해당한다.
막상 사업을 10년 가까이해보니 창업하고 얼마 안 되는 시점에서 미션과 비전을 명확히 수립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대로 다양한 경험과 사업적 고난을 극복하면서 비교적 최근에서야 회사의 미션, 비전 그리고 핵심가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임직원들과 함께 정하게 되었다.
조직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생기기 시작할 때, 이때가 바로 우리의 미션과 비전 핵심가치를 정할 때다. 동업자와 직원들과 초심으로 돌아가서 차분히 우리 업의 본질과 앞으로의 꿈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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