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실용 사이, 어느 젊은 건축가의 일을 짓는 법

<건축가의 습관>을 쓴 “글 쓰는 건축가” 김선동 작가님을 만나보았습니다. 그는 10년 차 건축가로 최근 건축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는 소장파 건축가 중 한 사람입니다. 자기만족을 위한 ‘작품’이 아니라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합리적 건축’이라는 지향점을 갖고서 “예술과 실용 사이”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김선동 건축가님이 말하는 건축, 건축가의 좋은 습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

* 건축가 김선동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 동 대학원 졸업
2010-2016 정림건축사사무소
2017-2021 이데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2021~ 오픈스튜디오 건축사사무소 대표소장
2021~ 호서대학교 건축과 초빙교수
저서 <건축소설 COMPETITION>


1. 다른 직업군에 비해 건축가분들이 유독 책도 많이 쓰고, 많이 내십니다. 왜 그런 것 같으세요?

​아마 건축이란 분야가 종합적인 분야다 보니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건물 디자인 구상을 위해 스케치도 해야 하고, 설명을 위해 글도 써야 하고, 발표를 위해 프레젠테이션도 해야 하는데, 그중 글쓰기가 책 쓰기로 연결이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건축 공부의 기반을 닦기 위해 인문학, 역사, 고전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글솜씨도 좋아진 게 아닌가 싶네요. 

​

2. 부제가 “예술과 실용 사이”인데, 집 짓기에서 예술은 뭐고 실용은 뭔가요? 그리고 그 사이란 어떤 걸 말하는 건가요?

​건축에서 예술이라 함은 쉽게 말해서 ‘멋진 집’ ‘멋진 건물’이겠죠. 보통 사람들 눈에 멋지고, 예쁘고, 잘 생겨 보이면 그게 건축에서의 예술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실용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하자 없고 쓰기 편한, 예산에 맞는 건물을 말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요새 정말 많이 하는 생각은 하자 없이 예산 안에서 잘 짓기만 해도 충분히 좋은 건축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디자인도 없이, 사과 박스에 창만 뚫어 놓은 감옥 같은 건물을 지을 순 없는 노릇이고요. 그 사이에서 적정선을 찾는 것, 그것이 ‘예술과 실용 사이’입니다. 

​

3. 요즘 도시인들의 로망 중 하나가 근교에 멋진 전원주택을 갖거나, 도심에 나만의 개성이 담긴 땅콩집(협소 주택)을 짓는 거라고 합니다. 사람들의 집에 대한 욕심이 점점 더 커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옛날부터 집을 샀다고 하면 인생에서 상당히 커다란 일을 해냈다는 인식이 있었죠. 한가족이라면 우리 집이 있어야 뭔가 가족으로서 완벽해진다는 느낌도 있고요. 그런데 여기에 남들과 다른 나만의 개성이 반영된 세상에 딱 하나뿐인 내 집의 욕구가 보태어져 전원주택, 협소주택 같은 수요로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개성이 강한 MZ세대들에게서 이런 집들이 더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있고, 획일화된 아파트에 대한 저항 때문이기도 하고요. 

​

4. 책 속에서 여러 습관을 알려주셨는데, 이것만큼은 건축가에게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습관은 무엇일까요?

​스케치하는 습관이 아닐까 싶습니다. 책에서 언급했듯이 요새 건축하는 친구들은 스케치를 그렇게 많이 하지 않습니다. 저도 30대 초반까지만 해도 스케치를 그다지 많이 안 했고요. 하지만 본격적으로 하고 나서부터는 나름대로 감각이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래서 선배들이 계속 스케치를 하라고 했구나 싶기도 합니다. 손과 눈의 감각을 키우기 위해서는 스케치만 한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

5. 이 책은 집 짓기 실무를 알려주는 책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자신의 집을 고민하는 분들이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집 짓기를 준비하시는 분들이 이 책을 읽고 나면 어떤 것을 알게 되나요? 

​일단 저라는 건축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요(웃음). 일단 건축가라는 사람에 대해, 직업에 대해 이해하게 됩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건축가를 잘 이해할수록 집을 만들기 위한 협의도 수월하고, 실제로 집도 더 잘 지을 수 있습니다. 전체적인 프로세스나 과정에 대해서도 계속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집 짓기 프로젝트의 전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 챕터에 이와 관련된 내용을 압축해서 수록해놓았습니다. 

​

6. 인스타그램이나 페북을 통해서 오랫동안 우리 사는 서울의 이름 모를 건축물에 대한 해석을 오랫동안 해주고 계십니다. 이런 활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모든 건물은 스토리를 가지고 있고, 사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설계자, 시공자, 건축주의 땀과 눈물이 서려 있다고 보셔도 됩니다. 저는 그런 평범한 건물들에 주목하고, 건축가로서 이 건물에 얽힌 이야기를 발굴하고 상상하는 것을 즐깁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호응해 주시고, 팔로잉 해주는 분들도 많아서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나름 인플루언서가 된 느낌입니다.

​

7. 꼭 만들고 싶은 건축물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언젠가 도서관을 꼭 설계하고 싶습니다. 많은 건축가들의 로망이기도 한데, 순수한 지식의 공간이라는 것과 많은 사람이 이용한다는 공공성이 매력입니다. 건축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형태가 아닌가 싶습니다. 많은 학생이나 시민들이 자유롭게 공부하면서 멋진 공간을 체험하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미술관도 한 번쯤 해보고 싶은 건물입니다. 도서관과 비슷한 이유가 될 것 같은데요. 다양한 형태의 미술 작품을 수용할 수 있는 실험적인 공간을 구현하고 싶습니다. 

​

8. 마지막으로, 이 책을 볼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 분들에게 이 책을 강력 추천하는 한마디를 해준시다면은요? 

​실제 건축가의 삶은 어떤지, 작업을 어떻게 하는지, 설계사무실 운영은 어떻게 하는지 가감 없이 구체적으로 담았습니다. 건축가를 꿈꾸는 분들이나 현재 설계사무실을 다니면서 향후 독립을 꿈꾸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건축주분들에게도 추천드립니다. 

이 책이 건축이라는 분야를 사회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건축에 관심을 가지고, 전반적인 건축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촉매제가 되었으면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건축가의 습관

댓글 1개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