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이 바뀌고 있다

ㅡ 현대 건설의 어느 임원 분의 글입니다. ㅡ 리더의 역할, 리더십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제가 겪었던 한 가지 경험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약 10년 간의 회사생활을 거쳐 과장 직책을 맡고 있던 무렵, 현장에 한 신입사원이 발령을 받고 왔습니다. 흔히 말하는 ‘알아주는’ 학교를 졸업한 그는 씩씩하고 명석했으며 업무에 대한 열정도 넘치는 직원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어느정도 실무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고 직원들 사이에서도 나름 인정받고 있다고 느끼며 나름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신입사원 때 선배들에게 받았던 것처럼, 제 경험과 조언들을 아낌없이 전달하며 “선배들의 장점을 열심히 배우고 자격증 공부도 병행하면서 개인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성장한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성심성의껏 해주었습니다. 더불어 제가 지금까지 얼마나 쉬지 않고 달려왔는지를 강조하면서 최소한 나만큼은 해야 회사에서 살아남고 성과를 내며 성장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주었습니다.

그는 항상 제 이야기를 경청하고 저와 함께 성실히 업무를 수행해 나가며 나날이 눈부신 성장을 해나갔습니다. 그런데 제가 다른 현장으로 발령을 받은 뒤 불과 3개월만에 후배가 회사를 사직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후일 후배를 만난 식사자리에서 퇴직 사유를 물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대답은 예상 밖으로 충격적이었습니다. 그가 회사를 떠난 이유는 바로 앞서 이야기한 저의 조언들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매일매일의 업무량이 너무 과다하다고 느끼던 상황에서 ‘끊임없는 노력’을 강조하는 저의 조언이 개인의 시간과 삶을 완전히 포기해야 할 것 같고, 회사 생활의 미래가 너무나도 힘들게 느껴졌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자신이 새장 안에 갇힌 새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회사 밖에서 좀 더 자유롭게 도전하며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저는 후배의 이야기 속에서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크게 알게되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저의 조언이 후배들에게 본받고 따라가야 할 길로 보이기보다는 불편한 진실로 보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한 사람의 경험은 특정한 환경과 맥락에 의존하기 때문에 아무리 잘 설명하더라도 보편적인 길로 통용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 보니 제가 진심을 담아 했던 조언이 누군가에게는 미래에 대한 무거운 짐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저는 선배의 역할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갖게 되었고 제 개인의 경험이나 업무에 대한 열정 같은 것을 후배들 앞에서 가급적 입에 담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대신, 내가 무슨 역할을 하더라도 그것이 주변 상황과 잘 어우러진다면 후배들은 자신들이 보는대로 선배를 바라보고 인정해줄 것이며, 우리는 서로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나름의 성과와 실적을 올릴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때로는 완벽한 멘토가 되려고 애쓰기보다는, 그 상황에 맞는 적절한 역할을 찾아 자연스럽게 수행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효과적입니다.

후배들도 각자의 속도와 방식으로 성장해나갈 권리가 있고, 우리의 경험이 그들에게는 다른 의미로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진정한 선배의 자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리더의 습관을 연구 중입니다. 좋은 습관을 연구하고 책으로 펴내는 일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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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tinguishedtaco0bc26a915e님에게 덧글 달기 응답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