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훈 미니쉬테크놀로지 총괄 부사장은 26년간 기술이 매출로 바뀌는 순간을 회의실이 아닌 현장에서 리딩했다. 다음(Daum) 신사업 TF, SK텔레콤, LG경영연구원, LG유플러스 광고커머스사업단장(상무)을 지냈다.
김 부사장은 자신의 인사이트를 공유하기 위해 최근 신간 『AI시대 고객이 진짜 얻고 싶은 것』을 펴냈다.
그는 “고객은 AI라는 기술 이름이나 타이틀을 원하지 않으며 자신에게 필요한 결과와 선택에 대한 확신을 원한다”며 “기술을 전면에 내세워 과시하기보다 서비스 바탕에 구현해 고객의 불안을 줄여줄 때 비로소 기술이 매출로 연결된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책을 집필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LG유플러스 광고사업단장(상무)으로 있을 때 AI를 도입해 2,500개 정도의 PoC(Proof of Concept·기술 검증 )를 돌려보고 계속 피버팅(Pivoting·사업 방향 전환)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계속 실패하고 뭐가 잘못되었는지조차 알기 힘들었습니다. 기술 자체는 훌륭한데 왜 자꾸 실수가 나오는지를 깊이 고민해봤어요.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이를 측정하는 방식, 문제가 생겼을 때 빠르게 포기하거나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프로세스의 부재였습니다.
그래서 프로세스를 바꾸기 시작했고 그 결과 진행하던 사업들의 매출이 기본 400%씩 오르는 등 매우 의미 있는 성과가 나타났습니다. 이 프로세스와 노하우를 정립하고 체계화해 책으로 엮었습니다.
다른 AI 책들과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시중에 나온 AI 책들은 대부분 트렌드 책입니다. 트렌드 책은 써놓고 한 달만 지나도 상황이 바뀌어서 의미가 급격히 퇴색됩니다.
반면 제 책은 아무리 기술이 발달하고 변해도 결코 바뀌지 않는 ‘기업 적용 방법론’과 ‘사업의 본질’을 다룹니다. 사업의 본질은 고객에게 만족을 주고 선택을 받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먼저 목표를 명확히 정하고, 이를 이끌 선행 지표를 정의해야 합니다. 그리고 사업이 스스로 굴러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데이터와 실행 과제를 세팅해야 하죠.
이 과정들은 기술과 아무 상관이 없는 본질입니다. 기술을 다루는 책은 많지만, 이 본질을 현장에서 직접 증명해 낸 실전 경험을 담았다는 점이 제 책의 확실한 차별점입니다.
어떤 독자들이 읽으면 좋을까요.
AI 기술을 마케팅과 광고 분야에 적용하려는 분들입니다. 2차적으로는 AI 기술을 기업에 적용해 실제 ‘구매 전환’을 일으키고 매출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실무자들입니다.
단순히 추상적인 개념이나 이론을 다루는 책이 아니라 실질적인 ‘90일 실행 플레이북’처럼 현업에서 직접 실행하고 매출까지 이어지게 만들려는 분들이 꼭 읽으셨으면 합니다.
책 제목이 <AI시대 고객이 진짜 얻고 싶은 것>인데, AI 시대에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고객은 ‘AI’라는 기술 자체나 서비스 전면에 붙은 ‘AI 검색’, ‘AI 추천’ 같은 타이틀을 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AI가 내 개인정보나 데이터를 더 가져가나 보다” 하는 반감과 불안을 키울 수 있습니다.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것은 AI라는 단어가 아니라 나에게 필요한 결과와 선택에 대한 확신입니다.
과거 아마존에서 신발을 팔 때 ‘한 달 무조건 무료 배송 및 100% 무료 반품’을 내걸었더니 구매율이 90%나 뛰어올랐습니다. 반품 보장이 구매 실패에 대한 불안을 완전히 없애주고 확신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AI로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예측하는 동시에 고객이 가진 불안 요소를 제거해 확신을 주는 것이 AI 시대 고객이 진짜 원하는 핵심입니다.
구글의 AI 전략 역시 이와 일맥상통한다고 보시나요.
렇습니다. 구글이 진짜 잘하는 건 ‘제미나이’라는 AI 기술 자체를 겉으로 과시하는 게 아닙니다. 구글 검색, 지메일, 문서 같은 기존 생태계와 워크플로 바탕에 AI를 자연스럽게 깔아두는 전략을 쓰는 것이죠. 고객에게 기술 타이틀을 굳이 생색낼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우리 역시 서비스 전면에 ‘AI 기술 적용’을 내세우기보다 AI로 고객의 예민도를 분석해 안심 문구를 건네거나 10% 할인에는 안 움직이고 15% 할인에 반응할 고객을 정확히 타겟팅해 맞춤 혜택을 주는 방식을 써야 합니다.
기술 이름이 아니라 고객 경험 속에 AI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확실한 결과와 확신을 주게 만드는 것이 구글 전략의 핵심이자 우리가 가야 할 방향입니다.
책에서 강조하신 ‘원페이지 결정 브리프’는 무엇인가요.
AI를 통해 비즈니스의 핵심 지표들을 자동화하고, 그 정보를 한눈에 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1장으로 정리한 의사결정용 문서를 뜻합니다.
팀원들에게 일일이 자료를 요청하고 보고받지 않아도 의사결정자가 이 1장짜리 지표만 보면 바로 현황을 파악하고 판단을 내릴 수 있게 해주는 것이죠.
판단할 핵심 지표를 3개 정도로 압축하고 결정할 과제도 한 문장으로 명확히 적어서 오직 판단에만 집중하게 만드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매주 모여서 데이터 확인하느라 허송세월하던 주간 회의 자체가 아예 필요 없어집니다. 의사결정과 실행 속도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집니다. 지표를 매일 반복해서 보다 보면 매출 성과를 미리 예측하는 감각도 생깁니다.”
AI와 관련해서 당장 실천해볼 수 있는 것이 있다면요.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님 말씀처럼 “자전거 타는 법에 무슨 특별한 방법이 있나? 직접 타봐야지”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AI를 써보면 생각보다 별게 없고 쉬워서 ‘이게 되네?’ 하고 느끼게 됩니다.
그러니까 단순하게 AI와 질문만 주고받는 수준에 머물지 말고 평소 고민하던 과제나 만들고 싶었던 것들을 직접 던져보면서 무조건 무언가를 만들어 보는 실행을 해보셔야 합니다.
AI 때문에 고용 불안이나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을 느끼는 분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본인이 맡은 일을 정말로 열심히 하라”고 꼭 전하고 싶습니다. 본인의 일을 정말 깊이 있게 열심히 하다 보면 인간의 힘만으로는 넘어설 수 없는 업무상의 ‘병목 현상’을 반드시 발견하게 됩니다.
그때 그 병목을 AI의 도움으로 해결하는 경험을 축적한다면 본인의 성과는 2배가 아니라 10배 이상으로 커지게 됩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도메인 지식(Domain Knowledge)이 더욱 깊어지고 성과가 나면서 일에 대한 몰입과 즐거움이 커지며 또 다른 병목을 AI로 해결하는 강력한 선순환 구조에 진입하게 됩니다.
결국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것에서부터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교보문고 / 예스24 / 알라딘 / 리디북스 / 밀리의서재
작가: 김태훈
이론이 아니라 숫자로 자신을 증명해왔다. Daum에서 광고·신사업 TF를 이끌었고, SK텔레콤·SK스퀘어 자회사인 인크로스에서 광고·커머스·AX 사업본부장을, LG경영연구원, LG유플러스에서 광고커머스사업단장(상무)을 지냈다. 26년간 대기업 신사업의 최전선에서 0으로 시작한 사업을 연 2천억 원 규모로 키워냈고, 1천억 원 이상의 기업 투자와 M&A를 직접 집행했다. 기술이 매출로 바뀌는 순간을 회의실이 아닌 현장에서 수없이 리딩해왔다.
현재 미니쉬 테크놀로지 총괄 부사장으로 있다. 그동안 LG전자, GS리테일, 롯데홈쇼핑 등 국내 주요 기업과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 기관, 서울대·고려대·한양대 등 대학에서 강연해 왔다. 애드아시아, DMS 등 핵심 컨퍼런스 연사로도 활동하며, AI 커머스와 AI 테크 및 데이터베이스 기업 등 여러 상장사에서 사외이사를 지내는 등 대기업과 스타트업 양쪽을 모두 경험했다. 저서로는 『디지털 마케팅의 모든 것』, 『대한민국 남자 리포트』가 있다.
“AI를 어떻게 돈이 되게 만들 것인가.” 수많은 기업이 AI를 ‘실험’하고 있지만 진짜 ‘매출’로 만드는 기업은 드물다. 이 책은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해 탄생했다.